2014년 9월 23일 화요일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

60
 내친 김에 교육도 엉덩이를 몇 개 걷어차주고 넘어가자. 대한민국은 현실적으로 교육의 본질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 나라다. 어떤 면에서는 학문탐구인지 항문탐구인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다.

68
반 드시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입술이 허옇게 부르트도록 공부를 해서 막상 대학에 들어가 보라. 대학은 거대한 허욕의 공동묘지. 지각이 있는 젊은이라면 대학이 단지 직장을 얻기 위해 놓여진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사실에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시 간은 불어터진 채로 널브러져 있지만 공부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현실은 각박한데 미래는 불투명하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 하지만 앞으로 나가자니 천길 저력이요 뒤로 물러서자니 막다른 골목이다. 자꾸만 속았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106
 세상은 천박한 욕망의 전장이다.
 용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어른들에게 자신의 육체를 성적 노리개로 제공하는 여중생들. 외모지상주의나 황금만능주의가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을 시궁창으로 밀어넣고 있다. 오물을 깨끗이 씻어내고 제대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친 구들끼리 술을 마시고 여중생을 강제로 납치해서 야산으로 끌고 가 집단강간하는 남고생들, 아무리 성욕을 주체하기 기 힘든 나이라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천인공노할 범죄라는 사실을 모를 까닭이 없다. 무엇이 저 푸른 나이를 뿌리부터 병들게 하는 것일까.
 지 하철에서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부둥켜안은 채 노골적인 애무를 즐기고 있는 대학생들. 요즘은 대학생들이 솔선수범해서 유치원생들과의 지각평준화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뇌를 절개해 보면 '취업', '섹스' 두 개의 단어만 선명하게 입력되어 있을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